민사 소송에서 지면 상대방 변호사 비용도 다 내가 내야 할까?

얼마 전 A 씨는 운영 중이던 가게의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용역 업체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약속한 기간 보다 공사 기간도 훨씬 길어졌고, 완성된 인테리어의 상태도 좋지 않았죠. 화가 난 A 씨는 영업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는 대신 용역 업체에게 인테리어 잔금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인테리어 업체 대표 B 씨는 A 씨를 협박했습니다. “잔금을 주지 않으면 완성된 인테리어를 모두 부숴버리겠다.”, “몇천만 원짜리 변호사를 선임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 “A 씨 당신은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고액의 변호사 비용까지 다 물게 될 것이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A 씨는 살짝 겁이 났습니다. 소송에서 지면 상대방 변호사 비용까지 다 내야 한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같고, 상대방이 고액의 변호사를 쓰겠다고 하니 꼭 질 것만 같고, 나는 당장 변호사를 선임할 여유는 없고… 분명 잘못한 건 상대방이지만, 억울해도 지금 당장 여유가 없으니 A 씨는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대금을 줘야 할까도 고민했습니다.

민사 소송에서 지면 상대방 변호사 비용도 내가 다 내야 할까? 민사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패소한 사람이 부담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면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상대방이 1억 원짜리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피해자는 내가 받지 못한 1,000만 원을 받으려다, 자칫 1억 원 이상의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 무서워 소송을 걸지 못할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증거가 너무 명확하여 승소가 100% 확실시되는 소송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소송비용은 상대방에게 다 받을 테고 승소도 확실하니, 변호사 선임비용을 10억, 100억 이상으로 뻥튀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렇듯 변호사 선임 비용을 100% 패소한 사람이 부담해야 한다면 다양한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에서는 패소한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상대방 변호사 비용의 상한선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표의 계산식에 맞춰 계산하면 5,000만 원에 대한 민사 소송 시,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변호사 선임 비용의 상한선은 440만 원입니다.  내가 혹시나 패소했을 때, 상대방이 변호사 비용을 1,000만 원을 썼든, 1억 원을 썼든 440만 원만 주면 되는 것이죠. 반대로 내가 승소했을 때도 상대방에게 받을 수 있는 변호사 선임비는 440만 원이 끝입니다. 물론 이 금액은 원고 또는 피고가 전부 승소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5,000만 원 소송에서 3,000만 원만 인정되는 등 일부만 승소했을 땐, 그 비율에 맞춰서 인정되는 변호사 비용도 조정됩니다. 이 외에도 인지대와 송달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변호사 선임비와 비교하면 그 금액이 크지 않고 이번 글의 주제에서도 벗어나기 때문에 생략하였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변호사 선임 비용은 패소한 사람이 지불하는 게 원칙이나 그 금액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의 협박이나, 패소 시 지불하게 될 변호사 비용이 무서워서 소송을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때 위의 표에서 봤던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면, 전부 승소 시 내가 지불해야 할 변호사 비용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변호사 선임 비용은 이보다 비싼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법에 대해 너무 무서워만 하지 말고, 부당한 일을 당했다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변호사 상담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변호사 선임 비용은 어떤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지, 내 사건에 맞는 합리적인 변호사 선임비용은 어떤 기준으로 알아봐야 할지 다뤄보겠습니다.